산업 자동화 기술(PLC편)/PLC실습

[PLC 실무 6편] PLC 안전릴레이(Safety Relay) 선정 및 배선, 이렇게 하십시오

eins-solutionlab 2026. 8. 19. 20:07

지난 5편에서 비상정지(E-Stop)를 다루면서 "실제 전원 차단은 안전 릴레이가 담당하고, PLC는 모니터링만 한다"는 원칙을 여러 차례 강조드렸습니다. 이번 6편에서는 그 안전 릴레이를 실제로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배선해야 하는지 20년 현장 경험을 토대로 풀어보겠습니다.

안전 릴레이는 카탈로그만 보고 대충 고르면 나중에 인증(안전인증, 위험성평가 감사 등) 단계에서 반드시 걸립니다. 선정 단계에서 놓치기 쉬운 포인트부터 짚어보겠습니다.

1. 안전 릴레이는 일반 릴레이와 무엇이 다른가

일반 보조 릴레이(MY 릴레이 등)와 안전 릴레이는 겉모습은 비슷해도 내부 구조가 완전히 다릅니다.

  • 강제 가이드 접점(Force-guided Contact): 내부의 a접점과 b접점이 기계적으로 연동되어 있어, 한쪽 접점이 융착되어도 다른 쪽 접점 상태로 그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일반 릴레이는 이 보장이 없습니다.
  • 자기진단(Self-monitoring): 이중 채널 입력 간 불일치(Discrepancy), 출력 접점 융착 등을 스스로 감시하고, 이상 시 재기동을 원천 차단합니다.
  • 정형화된 인증: TÜV 등 인증기관을 통해 PL(Performance Level) / SIL(Safety Integrity Level) 등급이 명시되어 있어, 리스크 어세스먼트 결과와 직접 매칭할 수 있습니다.

즉, 안전 릴레이는 "접점이 많은 릴레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고장까지 감시하는 릴레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2. 선정 기준 — 카탈로그 스펙보다 먼저 볼 것

① 요구 PL/SIL 등급부터 확정

안전 릴레이를 고르기 전에, 반드시 해당 설비의 리스크 어세스먼트에서 도출된 요구 성능수준(PLr, EN ISO 13849-1) 또는 **SIL 등급(IEC 62061)**이 먼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일단 제일 비싼 걸로"가 아니라, 설비 위험도에 맞는 등급을 선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부분의 산업 현장 비상정지 적용에는 PL d~e, Category 3~4 정도가 흔히 요구됩니다.

② 입력 채널 구성 지원 여부

비상정지처럼 이중 채널(2채널) 입력이 필요한지, 라이트커튼처럼 OSSD 신호를 받는지, 도어 스위치처럼 단채널+모니터링 조합인지에 따라 지원하는 릴레이 모델이 다릅니다. 구매 전 입력 방식을 먼저 정리하세요.

③ 응답시간(Response Time)

정지거리·정지시간 계산 시 안전 릴레이의 응답시간이 반영됩니다. 특히 라이트커튼과 연동되는 프레스 설비처럼 안전거리 계산이 필요한 경우, 응답시간이 몇 ms인지 반드시 데이터시트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④ 출력 접점의 수와 용량

컨택터 몇 개를 직접 구동해야 하는지, PLC 모니터링용 보조접점이 몇 개 필요한지 파악한 뒤 여유 있게 선정하십시오. 나중에 접점이 모자라 확장 모듈을 추가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접점 수 여유 있는 모델을 쓰는 게 배선도 깔끔하고 유지보수도 편합니다.

⑤ 리셋 방식 (수동 vs 자동)

  • 수동 리셋(Manual Reset): 비상정지 계열 대부분 필수
  • 자동 리셋(Auto Reset): 사람 접근이 원천 차단된 구역의 인터록 도어 등 제한적으로만 허용

자동 리셋을 비상정지 회로에 잘못 적용하는 실수는 5편에서도 언급했지만, 릴레이 선정 단계에서부터 아예 수동 리셋 전용 모델/배선을 쓰는 것이 실수를 원천 차단하는 방법입니다.

⑥ 확장 모듈 필요 여부

접점이 부족하거나, 여러 안전 입력(E-Stop, 도어, 라이트커튼)을 하나의 로직으로 묶어야 할 경우 확장 출력 모듈이나 안전 컨트롤러(예: Pilz PNOZmulti, 지멘스 3TK, 오므론 G9SX 등) 도입도 검토 대상입니다.

3. 배선 실무 — 가장 많이 쓰는 단자 구성 기준

시중 안전 릴레이(Pilz PNOZ, 오므론 G9SA, 슈나이더 Preventa, IDEC 등)는 세부 모델은 달라도 단자 배치 개념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여기서는 일반적인 2채널 E-Stop + 피드백 루프 구성으로 설명드립니다.

기본 단자 구성 (예시)

  • A1/A2: 릴레이 전원 (24VDC)
  • S11/S12, S21/S22: 비상정지 2채널 입력
  • S33/S34: 리셋 입력
  • S35: 피드백 루프(EDM, External Device Monitoring) 입력
  • 13/14, 23/24: 안전 출력 접점 (컨택터 구동용, a접점)
  • 41/42: 보조 출력 접점 (PLC 모니터링용, 5편 예제의 P0000/P0001에 연결)

배선 흐름

[24V] ── A1
[0V]  ── A2

[비상정지 버튼]
  채널1 접점 ── S11 ─┐        ┌─ S12
  채널2 접점 ── S21 ─┘        └─ S22
   (버튼 내부 NC 2조를 각 채널에 독립 배선)

[리셋 버튼] ── S33 ── S34

[컨택터 KM1 보조 b접점] ── S35 ── (피드백 루프, EDM)

안전 출력 13/14 ── KM1 코일 구동
안전 출력 23/24 ── KM2 코일 구동   (이중화 컨택터 구성 시)

보조 출력 41/42 ── PLC 입력 P0000/P0001 (5편 참고, 상태 모니터링용)

여기서 실무적으로 가장 많이 빠뜨리는 부분이 **피드백 루프(EDM, S35)**입니다. 이걸 생략하고 그냥 점퍼로 연결해버리는 시공을 정말 많이 봅니다. 피드백 루프는 컨택터(KM1)의 보조 b접점을 안전 릴레이의 감시 입력에 되먹임(feedback)시켜서, KM1의 주접점이 융착되어 떨어지지 않는 고장이 발생했을 때 안전 릴레이가 이를 감지하고 재기동을 금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 배선이 빠지면 컨택터 융착 고장을 릴레이가 절대 알 수 없습니다.

이중화 컨택터 구성도 중요합니다. 안전 출력을 하나의 컨택터로만 받으면, 그 컨택터 자체가 단일 고장점(Single Point of Failure)이 됩니다. PL d 이상을 요구하는 설비라면 KM1, KM2 두 개의 컨택터를 직렬로 구성해서, 하나가 고장 나도 나머지 하나가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4. PLC(XGK/XG5000)와의 연동 — 5편 내용과 이어보기

5편에서 다룬 래더 예제의 P0000(K1 응답접점), P0001(K2 응답접점)이 바로 위 배선도의 41/42 보조 출력 접점에서 나오는 신호입니다. 즉, 안전 릴레이의 내부 판단(이중채널 비교, 피드백 루프 감시, 리셋 로직)이 모두 끝난 "최종 결과"만 PLC가 받아서 모니터링하는 구조입니다.

주의하실 점은, 41/42 보조 접점은 안전 등급이 부여된 접점이 아닌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즉 이 접점은 PLC 모니터링·HMI 표시·인터록 로직 참고용으로만 쓰고, 절대 이 접점을 다시 안전 차단 경로에 끌어다 쓰면 안 됩니다. 실제 전원 차단은 어디까지나 13/14, 23/24 안전 출력 접점 → 컨택터 경로로만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구분을 헷갈려서 41/42 접점으로 주회로를 차단하도록 잘못 설계하는 사례가 은근히 있으니 반드시 데이터시트에서 각 출력 접점의 안전등급을 확인하세요.

5. 현장에서 자주 목격한 실수들

① 피드백 루프(EDM) 미배선 위에서 설명드린 대로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S35를 그냥 점퍼로 처리하면 컨택터 융착을 감지할 수 없습니다.

② 리셋 버튼을 위험구역 안쪽에 설치 리셋 버튼은 반드시 위험구역 전체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위치, 즉 위험구역 바깥에 설치해야 합니다. 안쪽에 설치하면 "리셋 누르고 안으로 들어가는" 상황 자체가 원천적으로 안전하지 않습니다.

③ 이중 채널 배선을 한 케이블 다발로 묶어서 시공 S11/S12와 S21/S22 배선을 물리적으로 나란히, 같은 케이블 트렁크에 밀착시켜 배선하면, 한쪽 케이블 손상이 다른 쪽까지 동시에 손상시킬 수 있는 공통원인고장(Common Cause Failure) 리스크가 생깁니다. 가능하면 물리적으로 분리된 경로로 배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④ 컨택터 용량 대비 안전 출력 접점 용량 초과 안전 릴레이 출력 접점이 컨택터 코일 서지 전류를 감당하지 못해 접점이 조기 열화되는 사례. 서지 억제 소자(다이오드, RC 스너버) 적용 여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⑤ PL/SIL 등급 미달 릴레이를 원가절감 이유로 채용 리스크 어세스먼트에서 PL d가 요구됐는데 PL c급 저가 릴레이를 쓰는 경우. 이런 경우 안전인증이나 감사에서 반드시 지적사항이 됩니다.

6. 실무 체크리스트

  1. 리스크 어세스먼트에서 도출된 요구 PL/SIL 등급을 확인했는가
  2. 입력 채널 구성(2채널 E-Stop, OSSD, 도어 스위치 등)에 맞는 모델을 선정했는가
  3. 응답시간이 안전거리 계산과 일치하는가
  4. 출력 접점 수·용량이 컨택터 구동 및 PLC 모니터링에 충분한가
  5. 리셋은 수동 방식이며, 리셋 버튼이 위험구역 밖에 설치되어 있는가
  6. 피드백 루프(EDM)가 컨택터 보조 b접점에서 정상적으로 배선되어 있는가
  7. 이중화 컨택터(KM1, KM2) 구성이 필요한 등급인지 검토했는가
  8. 이중 채널 배선이 물리적으로 분리된 경로로 시공되어 공통원인고장 리스크를 줄였는가
  9. PLC로 넘어가는 접점이 "모니터링용 접점"인지 "안전 출력 접점"인지 데이터시트로 재확인했는가

마무리하며

안전 릴레이는 "비상정지 버튼 뒤에 다는 부품" 정도로 가볍게 취급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이중화·자기진단·피드백 감시까지 아우르는 안전 시스템의 핵심입니다. 특히 피드백 루프(EDM) 배선은 눈에 잘 띄지 않아 누락되기 쉬운 만큼, 도면 검토 단계에서 반드시 체크리스트로 확인하시길 권합니다.

다음 7편에서는 라이트커튼과 안전 도어 스위치의 선정 및 배선을 다뤄보겠습니다.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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